(비온 뒤 학교 뒷산... 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듯..... 잠시 후 또다시 게릴라성 소나기 쏟아짐!!)
개강일... 학교는 변함없이 나에게 큰 자극, 재미를 주진 못했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저녁엔 너무 재밌었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또 나에게 긍정적인 자극의 힘을 주는구나...
자야되는데, 재미있는 얘기 까먹을가봐 작성완료! 하고
이지애 아나운서가 해준(라디오에서...)말들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스르르 잠들어야겠다.
내게 몇명의 후배들이 있지만, 아니, 여러 친구들이 있지만,
귀여운 애교쟁이라고 할 만한 친구가 별로 없는것 같다...
그런데 이 후배는 - 어린이집 교사도 했고 진로도 아마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직업을 갖게 될것 같은 -
뭐랄까.. 완전 귀염, 애교, 명랑, 발랄.... 이런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동생이다.
여동생으로 집안에 있으면 집이 하루라도 조용할 날 없을 것 같은... 그런...ㅋㅋㅋ
안그래도 내 자신을 변화시키자며 한창 난리(내 맘 속에서)인 내가,
요즘들어 내 실제 환경과는 달리, 웃을일이 참 많아져 너무 좋다.
암튼 그렇게 귀여운 줄만 알았던 후배가 들려주는 얘기.
이 얘끼로 내게 많은 자극이 되었고, 철없이 보이던 후배에게 이런 배울점이...
놀라웠다.
(내게도 그런면이 있다면 훨씬 수월히 살아갈 수 있을텐데...)
그 얘기를 쭈욱 적어본다.
때는 지난 1학기 기말고사 교양과목 시험날.
감독관은 교수님이 아닌 조교가 들어왔고, 그 수업은 교양수업이라 여러과가 같이 듣는 수업이었다고 한다.
내 후배는 공부를 별로 하지 않은 상태로 시험에 들어왔고, 시험은 시작되었다.
초조한 마음에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던 후배...
어랏!! 눈에 들어온것은 컨닝을 하는 다른과사람들...
손바닥, 책상, 아예 책을 대놓고 보는 아줌마들(나이많으신 분들이 많다고 함.. 20대 후반~30대 등)
내 후배가 생각하기에 얼마나 괴씸했을까...
자신은 공부는 못했지만 저렇게 비열하게, 치사하게, 거저 점수를 얻어가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미 시험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내 후배는 시험지에 새빨간 펜으로 본디 욱하는 성격을 토해냈다고 한다....
'아니, 조교는 눈뜬 장님인가... 바로앞에서 컨닝이 벌어지는데도 그걸 뻔히 보는듯 하면서도 왜 잡아내지 않는가... ' 등의 얘기로 장엄하게 써내려갔을 것이다.
(정확하게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나네...)
와~ 자기것만 챙기고 자기점수에 연연해 할 것 같던 내 후배!
이런 정의?로운 면도 있었다니...
1등으로 조교가 그 시험지를 보게끔 바로 앞에 제출하고 나온 후배... 같은 과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한참 후~
같은과 언니가 나오면서 이렇게 얘기했단다.
'OO씨(언니이면서도 OO씨~ 라고 존댓말을 씀)... 혹시 문제 다 풀고, 답안지에
감상문 같은거 썼어요? 조교가 계속 보던데...'
감상문?? 그 답안지 신문고 말이다...ㅋㅋ 그 분은 감상문인줄 알았단다.
'교수님 1학기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뭐 이런류의 약간은 아부성 멘트들...
내 후배가...
'그거 혹시 빨간펜으로 되어 있었어요??'ㅋㅋ
맞단다.
조교는 내 후배가 쓴 글을 보고 있던 것이었다.
그 뒤에 나온 같은과 사람들에게 조교가 혹시 컨닝같은거 제재하던지 물어봤지만 결국 제재는 없었다 하고...
성적 발표되는날..
시험을 답도 안쓰고 그렇게 작성하고 나온 후배는 그냥 아무생각없이 점수 확인을 했는데...
A!!
중간고사도 썩 잘치지 않았고, 기말고사때는 답안지에다가 답은 안쓰고 속된말고 '깽판'을 쳤는데
점수가 잘 나온 것이다.
정말 이런일도 있구나...
혹시 교수님이 실수로 점수를 준 것일수도 있지만...
후배의 정의로운 행동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을까 한다.
아님 조교가 그 당시에는 가만히 있는척 했지만,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따로 체크해두었을지도...
(역새 내가 얘기를 하니까 재미가 없다... 지지리 글도 못 쓰지... 내가 봐도 이게 무슨얘긴지...ㅋㅋ)
이런 권선징악의 얘기가 소심하고 용기없는 나로써는 참 부럽고, 기특했다...
어찌보면 대단한 얘긴 아닌것 같은데...ㅋㅋ
내가 몰랐던 후배의 모습을 알게 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닮고 싶다고도 생각했다.
사람 만나는 재미!!
자주보던 사람이던, 아주 가끔 만나는 사람이던...
그 사람의 새로운 면을 발견한다는게 사람 만나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보물찾기 하는 기분...
사막의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
항해 중 보물섬을 만난 기분...
집에 와보니 내 폰에 자기 이름을 바꿔놓았더군.
나는 폰에 누구든 이름만 간단하게 딱 입력시킨다.
후배가 입력한건 ' 귀염OO ' O자리에는 자신의 이름...
자기가 자기 귀엽단다ㅋㅋ 그래도...
바꾸지 않을란다. 그냥 놔둬야지... 사실이니까ㅋㅋ
잠결에 해롱해롱 무슨 말을 적었는지..
어서 자야지. 아~ 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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